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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유럽 전투기

유럽의 차기 전투기 Typhoon 개발과정


Eurofighter Typhoon 은 익히 잘알려진 유럽의 통합 전투기로 영국의 BAe, 독일 주도의 EADS, 이탈리아의 Alenia Aeronautica사가 합작하여 만든 델타형, 커나드 장착, 쌍발의 4세대 전투기이다. 프랑스 라팔과 미국의 F-15E 등과 함께 여러 국가에서 차세대 전투기로 물망에 오르고있다.

개  발
가장 먼저 차세대 전투기의 소요를 제기한 곳은 영국이었다. 영국공군은 1971년에 새로운 전투기 소요를 제안하였고, 1972년에 차세대 전투기의 성능 요구 사양을 만들었다. 요구사양을 바탕으로 1970년대 말에 구상안이 만들어졌는데, 통상의 항공기 형태인 날개와 꼬리날개 등을 모두 갖춘 일반 항공기였다. 그 형상은 F-18과 매우 유사하였으며 F-18은 이미 미 해군 주관으로 당시 상당히 진전된 형태였다. 영국공군은 차세대 전투기의 해외 판매를 벌써 고려하였으며 이미 전세계 전투기시장을 장악하고있는 미공군과 유사한 형태로 가능성이 없다는 회의적인 판단을 하고있었다.

<영국 BAC 사가 제시했던 차기 전투기형 P96 프로그램. 미국의 F-18과 대만의 경국 전투기와 매우 흡사하다>

거의 동시에 독일 또한 차세대 전투기 소요를 TKF-90 개념으로 제시하였다. 독일이 제안한 형태는 델타익에 커나드를 장착하고 인공적인 비행안정성을 부여하는 컴퓨터 통제 방식을 고려하였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의도적으로 채택하지 않았던 추력선 변환 방식(vectoring engine nozzles) 방식도 채택하기로 검토하였다.

<독일 공군이 제시한 TKF-90 개발 안이다. 지금의 타이푼과 매우 흡사하다>

1979년에는 영국과 독일의 두 회사가 모여서 두 국가의 전투기 획득 계획을 통하하는 방안을 각각의 정부에다 건의를 하게된다. 프로그램 명은 ECF로 European Combat Fighter(유럽 전투기), 또는 European Collaborative Fighter(유럽 통합 전투기)라고 불렀다. 79년 10월에는 프랑스의 닷소사까지 참여하게되었다. 3개의 회사는 일단 각각의 구상안을 만들었다. 프랑스 닷소사는 ACX, 영국은 P106을 제시하였고 독일은 TFK-90을 계속 유지하였다. 영국의 P106 프로그램은 단발엔진의 소형 전투기였는데, 지금의 JAS 39 Gripen과 매우 닮았다. 하지만 영국공군은 쌍발엔진의 대형기를 원했다. 들리는 설에 따르면 BAe가 이 단발엔진을 제안하자마자, '개발비는 3/2수준이면서 성능은 1/2인 전투기로 미래를 가자는 것인가?' 라고 불평을 토로했다고한다. BAe는 다시 P110안으로 쌍발 전투기 개발 계획을 내놓는다.

<프랑스 닷소사의 ACX프로그램 구상도>

<영국공군의 P106 프로그램. 스웨덴의 그리펜과 닮았고, 소형에 단발이라 차세대 전투기로 환영받지 못하였다>

<BAe 사가 다시 내놓은 P110방안. 두개의 엔진에 훨씬 대형화된 기체이다>

유럽 연합의 전투기 개발은 각 국가의 욕심으로 붕괴를 맞이한다. 프랑스는 개발의 주도권을 잡고자하면서 자국의 SNECMA M88엔진을 차세대 전투기에 장착하기를 주장했고, 영국은 롤스로이사의 RB199를 장착할 것을 고집하였다. 결국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1981년에 공동개발안은 무너지고말았다.

영국 BAe는 과거 토네이도를 개발했던 경험을 살려서 1982년 독일의 MBB사, 이탈리아의 Aeritalia사와 재합작을 하여 Agile Combat Aircraft (ACA) programme을 발족 시켰다. 기본안은 BAe가 내 놓았던 P110으로 델타날개에 커나드를 장착하고 두개의 수직 꼬리날개를 가지고, 엔진 인테이크는 동체 측면에 장착되어있는 형태였다(위 사진 참조). 사실상 유러파이터 타이푼의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출발점이었다. 엔진은 좀더 개량된 RB199를 사용하기로하였다.

비용문제로 독일과 이탈리아 정부는 투자를 포기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50%는 영국 정부가 대고, 나머지 50%는 업체가 비용을 대는 것으로 하고 시제기 두대 생산까지 합의를 보았다. 1983년 BAe가 주계약자가되어 2대의 시제기 생산 계약을 공식발표하였다.
 1983년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이 참가하여 Future European Fighter Aircraft (FEFA) programme을 발족시켰다. 요구조건도 향상되어 Short Take Off and Landing (STOL) 성능, 가시거리밖 전투능력(Beyond Visual Range (BVR) capabilitie) 등이 추가되었다. 프랑스는 공동개발에 다시 참여하기로하였다가 계속 자국의 엔진과 계획 주도를 주장하자 영국, 독일, 이탈리아 3국만이 new EFA programme을 따로 발진시키기에 이른다.

1985년 8월에는 이탈리아, 독일, 영국이 협의하에 공식적으로 프랑스와 스페인을 참여 시키지 않는다고 공식발표를 하였다. 하지만 9월에 스페인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여 컨소시엄을 구성하게되는데, 사실상 프랑스가 스페인과 합작하기로 해놓고는 스페인은 프랑스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프랑스는 독자적으로 ACX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것이 나중에 라팔로 탄생하게된다.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하면서 구상한 ACX 프로그램. 라팔의 대부분 형상을 갖추었다. 인테이크 내부에 Spike 가 특이하다>

1986년 프로그램 비용이 1억8천만 파운드에 달했다. 처음에는 정부 업체가 모두 균등하게 비용을 댈것을 합의하였으나 독일과 이탈리아가 비용문제로 불만을 제기하자 위기감을 느낀 업체들은 1억 파운드의 비용을 더 부담하게되었다. 비용상승의 불만을 잠재워 가면서 BAe사는 1986년 4월 1호기를 출고하였다. 8월 6일에는 첫 시험비행이 이루어졌다. 계속되는 시험 비행을 통해 설계는 이후 5년간 계속 변해갔다. 이때 쯤 나온 각 국가의 요구 대수는 영국 250대, 독일 250대, 이탈리아 165대, 스페인이 100대였다. 작업량의 분배는 구매대수의 비율에 맞게 배분되었다. 1988년에 다시 결정된 대수는 영국 232, 독일 180, 이탈리아 121, 스페인 87대였다. 하지만 구매 대수는 지금도 바뀌고있고, 성능향상에 따라 추가 구매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타이푼의 초기 형태>

<1986년 8월 6일 역사적인 첫 비행이 이루어졌다>

엔진은 롤스로이스 생산제품에서 한발 물러나 엔진도 전 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하기로하고 별도 협의체를 구성하여 EJ200이라는 엔진을 개발하기로하였다. 1980년 후반부터 개발 항공기 명칭은 Eurofighter EFA 라고 불렸고 1992년에는 EF 2000 으로 불려졌다. 레이더 선택에서 각국의 제품사용 문제로 다시한번 난항을 겪었으나 영국의 양보로 원만히 해결되었다.

<타이푼의 엔진 EJ2000>

생산 및 수출
완전한 시스템을 갖추고 1994년부터 시험비행을 시작하였고, 2004년에는 스웨덴 한 기지에서 영하 30도에서의 극한 비행환경 시험도 이루어졌다. 2007년에는 AESA RDR를 장착하고 시험비행이 이루어졌다. 아마도 AESA RDR를 장착한 토오네이도는 2012년부터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각 국가는 공통 품목을 분담하여 생산을 하고 최종 조립 항공기는 자국에서 최종 조립하기로하였다. 사우디 수출용 항공기 48대는 별도의 생산라인을 가동하기로 하였다.

오스트레일리아. 2002년에 총 18대를 구매하기로하였다가 2003년에 15대로 축소하였다. 2007년 7월에 첫 비행기가 인도되고 현재 정상 운영중에있다.
한국과 싱가폴에 판매에 집중적인 홍보를 하였으나 결국 F-15에게 패하였다. 하지만 2006년 8월 사우디 정부는 무려 72대의 구매계약에 승인을 하였으며 이중 24대는 완전품으로 구매하고(2008년부터 이미 인도 시작 함) 잔여는 사우디 내에서 조립하고 버젼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들어올 것이다. 사우디는 24대 추가 구매를 검토중이며, 어떤 매스컴은 최대 72대의 추가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하니 유러파이터로서는 엄청난 돈벌이가 아닐수없다.

<한국공군에 차세대 전투기로 등장하였으나 F-15K에 패하고 만다. 사진은 성남 비행장의 서울 에어쇼에서의 타이푼>

미국은 2008년 10월에 유러파이터의 제한없는 판매를 승인하였는데, 그 이유는 유러파이터 내에는 미국제품의 항공전장비가 엄청나게 들어있기 때문에 팔수록 미국은 돈을 벌기 때문이다.
잠재 구매국가로는 인도가 126대 규모의 차세대 전투기 대상을 물색하고있으며 Boeing F/A-18IN, Dassault Rafale, JAS 39 GripenNG, Mikoyan MiG-35, F-16IN Fighting Falcon을 경쟁 기종으로 놓고 고심하고있다. 유러파이터 측은 항공전자 장비 공장을 인도내에 설립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또 한번의 승리를 노리고있다.

2007년 3월 일본도 F-2를 이을 차세대 전투기를 구상하고있으며 F/A-18E/F Super Hornet, F-15E Strike Eagle이 경쟁 기종들이다. 일본은 미국이 F-22를 판매 허용하던 안하던 별개의 문제로 타이푼 구매를 적극 검토하고있다.
그외에도 그리스, 댄마크, 루마니아, 스위스, 터키, 오만, 말레이지아, 세르비아 등을 꼽을 수있는데, 2009년부터는 F-35가 새로운 경쟁상대로 올라서면서 타이푼의 입지가 좁아지고있다. F-35는 경제력이있는 국가에서 눈독을 들이고있고 경제력이 약한 국가는 JAS-39 그리펜이 경쟁의 강자로 떠오르고있다.

<레이저 유도 정밀 무기를 장착한 타이푼. 많은 무장은 삼각 날개의 특징이다. 하지만 이만큼 장착하면 별도의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할수가 없다>

성능 향상 프로그램
유럽형 자체 미사일을 장착하고 AESA RDR장착, 추력선 변환 엔진, 일체형 외부연료탱크(conformal fuel tank) 장착 등이 연구되고있다.

<Typhoon의 Tranch 3부터는 구매자의 요구에 따라 AESA RDR를 장착할수있다>

<향후 성능 향상 프로그램으로 추력선 변환형 엔진 노즐이 장착될 것이다>

<CFT, Conformal Fuel Tank를 장착한 타이푼>

설계 및 성능


동체는 70%의 탄소 섬유, 21%의 유리강화섬유를 사용하였고 수명은 약 6000시간으로 보고있다. 6000시간이면 약 30년 이상은 거뜬히 사용가능하다. 당연 자동 조종시스템, Fly-By-Wire 시스템, Data Link 시스템을 갖추고 F-22와 함께 유일하게 초음속 순항 비행이 가능하다.
타이푼 만의 독특한 시스템중 하나는 조종사의 음성인식 시스템이다. 조종사의 복잡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자 중요하지 않은 체계의 작동은 조종사의 음성으로 명령이 가능하다. 그리고 오작동 방지를 위해 반드시 시스템(항공기)이 반복을 하고 확인을 받은 후 명령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고도 10,000Ft 상승 이라고하면 컴퓨터는 고도 10,000 상승 이라고 반복한다. 이에 조종사가 다시한번 Yes라고하면 명령이 시행된다.

<타이푼의 PIRATE. 서방의 IRST와 유사하다>

공격장치로는 전방 Windscreen에 설치되어있는 PIRATE(Passive Infra-Red Airborne Track Equipment), (미공군으로 말하면) IRST 체계를 갖추고있다. 이 장치는 조종사의 헬멧 시현장치와 연동이되고, 항법보조, 착륙 보조 기능을 한다. 제한적으로 지상 공격 임무시 피아 식별에도 사용된다. F-15, F-16 등에 사용하는 스나이퍼의 대지 공격 능력보다는 다소 제한적이다.

<에어쇼에 전시된 타이푼의 무장. 공격장치로는 라이트닝pod를 사용한다>

싱가폴이 2005년 차세대 전투기를 선정할 때 바로 지상 정밀 공격능력이 부족하다는 점과 도입기간이 지연된다는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미공군이 사용중인 LITENING 또는 SNIPER 공격 Pod를 구매국가의 옵션에 따라 사용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상 공격장치에서는 Pavetack, Pave Spike, LANTIRN, LITENING, SNIPER, 등으로 이어지면 독보적인 능력을 가지고있다.

경쟁기종인 F-15, F-22, F-35 특히 라팔 Su-30MKI의 공중전 능력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F-22, F-35와 타이푼과의 비교는 시대를 달리하는 기종으로 사실상 비교가 불가하다고 한다. 즉 탄생 시대가 다르고 개념자체가 다른 4세대 전투기와 5세대 전투기를 성능상 비교하는 것은 비교자체가 멍청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F-15E의 현대화 버젼인 F-15K, F-15SG 등과의 비교에서는 아직도 최강의 재래식 전투기로 F-15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있다. Su-30MKI와의 비교는 사실상 인도에서 2007년에 합동 작전훈련으로 비교 기회가있었으나, 인도 공군의 지침으로 공중전 훈련을 금지 시켰다고한다. 단지 공중기동 능력을 지켜본 사람들은 기동성 면에서 Su-30MKI 에 더 많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기동성 면만본다면 F-15K/SG 등이 더 못하다. 전투기는 공중전으로만 성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F-22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Afterbuner를 사용하지않고 Mach 1.1 ~ 1.5 사이에서 초음속 순항 비행이 가능하다. 단 외부에 연료 탱크를 포함하여 일체의 무장을 하지 않아야 하므로 실제 전투에서는 얼마나 유용할지는 의문이다.

<타이푼은 F-22와 함께 AB없이 초음속 순항이 가능하다>

스텔스 성능에대해서는 4세대 전투기의 한계일 수 밖에 없다. 생산 당시부터 스텔스 기술이 거의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레이더 흡수물질 코팅 정도 밖에 할 수있는게 없다. 무장도 전부 날개 하부에 장착하고, 인테이크도 사실상 스텔스형으로 설계되지 않았다. 오히려 라팔보다도 더 각이진 구조가 많고 날개 하부도 훨씬 복잡하여 전방이나 하방에서 방사되는 레이더에는 라팔보다도 더 취약하다. 하지만 레이더 반사율은 각국별로 비밀로 부쳐져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다.

<타이푼과 토오네이도의 편대 비행. 타이푼과 토오네이도 모두 여름에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의미한다.>